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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쓸까?
#추억 #아날로그 감성 #캘리그라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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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te : 2021.10.06 13:40:41
Name : holyedu
Hits : 157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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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01. 첫만남 만년필을 왜 쓰냐구요?
저는 첫 만년필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. 어머니 친구분께서 중학교 입학 기념선물로
당시 꽤 인기있던 국산 문구 브랜드에서 나온
만년필 세트를 선물로 주셨거든요.
그때는 사용법도 모르는데다 다루기 어려워서
몇 번 써보다 필통에 꽂아두고 말았더랬습니다.
그때는 그냥 특이하게 생긴 펜 정도였습니다.
지금 생각해보니
그때의 기억이 시작이었습니다.
#02. 시나브로 젖어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난 이후에
언제부터인가 만년필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.
지금도 첫 원인을 모르겠습니다.
그냥 어느날 그 특유의 감성이 좋더군요.
만년필을 다시 한 번 써보고 싶어졌습니다.
무작정 한 자루 구매하고 싶어서 베스트펜 매장에 갔는데
직원분께서 "세필 좋아하시면 이거 어떠세요?" 하고
세일러 프로피트 영 한 자루를 꺼내서 보여주셨습니다.
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.
제가 생각한 만년필의 느낌은 아니었거든요.
그래도 천천히 그 녀석과 말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.
그리고 천천히... 만년필은 볼펜의 자리를 앗아갔습니다.
정신차리고 보니 펜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고
제 책상에는 잉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습니다.
그렇게 만년필은 제 삶에 파고들어왔습니다.
#03. 생활 만년필, 아날로그 감성 저는 어떤 분들처럼 필사노트를 만들어 보거나
책을 필사하고 다이어리를 꾸미지는 않습니다.
재정이 넉넉하진 않아서 고급 만년필을 사지도 못합니다.
그저 동호인들이 흔히 말하는 "전투용" 펜이 많고
실제로 제 펜들은 책상 위에 항상 놓여져 있습니다.
그래서 제게 왜 만년필을 쓰냐고 물으시면
딱히 그럴듯한 답을 드리기는 쉽지 않습니다.
하지만 말이죠...
저는 그냥 이 녀석이 좋습니다.
쓴지 오래된 만년필을 다시 쓰려고
펜을 꺼내어 세척할 때가 좋고
손에 묻혀가면서 잉크를 주입할 때가 좋고
만년필로 뭔가 쓸 때의 그 특유의 사각거림이 좋습니다.
이 아날로그 감성을 혼자 느끼기 싫어서
요즘은 여기저기 만년필 선물을 많이 합니다.
무엇보다 제자들의 졸업선물로 만년필을 많이 하고 있고요.
스마트폰이 일상이 되었고
손글씨보다는 출력물이 더 쉽게 눈에 띄는 일상에서
삐뚤삐뚤하지만, 정성껏 손으로 글을 쓰게 하는 만년필은
첨단 기술이 채워줄 수 없는 감성이 있습니다.
마음을 글로 바꿔주고, 그 마음을 전하게 만드는
묘한 매력이 있습니다.
그래서 저는 오늘도 만년필을 쓰고 있습니다.
이유를 찾지 마세요.
그냥 싼 펜 한 자루 사서 써보세요.
그러면 그 순간부터 이유가 생길겁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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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holyedu |
2021.10.06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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